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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읍

키시 요스케를 좋아할 뿐인 이야기

가전제품27호 2019. 10. 1. 23:02

키시 요스케를 좋아합니다.

특촬 배우들은 무엇보다 젊고 그만큼 경력이 얕은 편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중에 크게 '사연이 많은' 인물은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연기자 경력을 n년째 이어 오고 있는 인물이 레귤러를 맡는 경우도 적지 않고(당장 봐도 금년작 류소우저의 키시다 타츠야도 연기 경력이 10년째다), 그런 사람이 말하는 연기나 (연기자로서의 것뿐만은 아닌, 더욱 다층적인 의미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듣다 보면 굉장히 가슴에 와닿는 것이 많기도 하다.

그럼 키시 요스케는 뭐 경력이 많냐? 안 젊냐? 그렇게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키시 요스케는 1993년생으로 젊은 편인 싱어송라이터이고, 인디 데뷔를 한 지는 좀 되었어도 메이저 데뷔를 이루어낸 것은 2018년 12월 5일, 지금으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시 요스케를 조금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삶의 굴곡에 조금 방점을 두는 편이다. 무엇보다 특촬 배우를 파면서.. 인생 굴곡으로 오시배우를 잡는 일이 많지가 않다. 아니 생각해 보십쇼 02년생한테 무슨 삶의 굴곡이 그렇게 많겠습니까? (물론..많겠지..)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키시 요스케의 아버지는 그가 중학교 1학년 시절에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키시는 '자기 안의 히어로'라고 말할 정도로, 크면 아버지 같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던 모양. 그때의 쇼크로 '아, 죽어야지' 하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고, 그 시절의 기억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는 거의 남아 있지도 않다고 한다. 그런데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이, 키요키바 슌스케(EXILE의 보컬 출신 싱어송라이터. 신혜성과의 듀엣과 친분으로도 우리나라에선 좀 알려져 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가수의 <지금.>今。이라는 노래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들었던 것뿐. 그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곱씹으며 '음악이 나를 죽지 않게 도와주었으니까, 이 은혜를 갚기 위해서 나는 음악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그가 가수를 지망하는 계기가 된다.

중학생 때 우타스타!!라는 방송의 오디션을 친 것을 계기로 연예계를 진지하게 의식하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EXILE 차원에서 개최했던 보컬 배틀 오디션 2(GENERATIONS from EXILE TRIBE의 카타요세 료타가 여기 출신이다!!!!)에서 파이널리스트까지 진출. 유튜브 영상으로도 조각조각 남아 있으니 키시 요스케의 풋풋하고 너무너무 귀엽고 깜장댕댕이었던 시절이 궁금하다면 찾아보는 것을 매우 추천함. 스스로는 그 영상 보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는 등 부끄러워하는 모양. 귀엽다. 이때 첫 카메라 오디션 때 EXILE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질문받자 "이것저것 있었던 시기에 EXILE의 노래를 들으며 굉장히 격려를 받았다. 그래서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고 대답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위 같은 이야기를 알고 보니 굉장히 먹먹하게 와닿는 모습이었음.

진짜 욜라 귀엽습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키시는 이 오디션을 계기로 작곡가 마시코 타츠로의 프로듀스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오다이바와 키치죠지를 중심으로 이곳저곳의 라이브 하우스, 때로는 노상을 돌아다니며 하우스 라이브, 게릴라 라이브를 펼치는 식으로.

그리고 그러던 그는 21살에 소속사를 퇴사하고......... 무려 샐러리맨으로 취직을 해 버린다................. 평범하게 슈트를 입고 이곳저곳 전화를 걸고, 영업을 뛰며 돌아다니는 그런 샐러리맨으로 말이다. 인디였다곤 해도! 가수 활동을 했던 사람이! 샐러리맨으로! 취직을 해 버렸단 것이다! 그렇게 연예계로부터는 한 발짝 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음악, 노래에 대한 열정은 그리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그렇게 낮에는 일을 하면서 밤에는 계속 라이브 하우스에서 노래를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관객이 1명, 2명이었던 게 점점 늘어나서 2015년쯤에는 완전 가내수공업 앨범 <YOU>를 스스로 제작하여 800장을 완매시키기도 하는 등, 연예계로부터는 멀어져도 음악으로부터는 줄곧 가까이 살았다고 할 수 있겠음.

2016년에는 후지테레비에서 진행하는 <오다이바 꿈대륙>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년간 미스트맨(오다이바의 여름 이벤트 등에서 관객들의 더위를 쫓아 버리기 위해 열심히 물을 뿌리고 분위기를 띄우는 이케멘 집단들을 말함. 꽤 오래 한 기획인 모양이다.)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이때쯤에 이전 소속사에서 '다시 한 번 연예계로 돌아와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모양이었다. 이때는 대학 졸업을 1년 정도 남긴 타이밍이었는데, 대학 졸업 전까지는 좋아하는 일을 해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하면서도 결국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이때, 소속사로 돌아갈 때 키시가 소속사와 하나 약속했던 것은, 이번에는 노래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자도, 모델도, DJ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기로 한 것. 그리고 이 약속과 함께 연예계에 복귀하고 나서 4개월 후, 키시 요스케는 우주전대 큐레인저의 오디션에 합격하게 된다.

 

이후로는 다들 아는 이야기일 테니 생략. 큐레인저로 일약 주목을 받게 된 키시는 큐레인저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앨범 <for you>를 발매하고 총 18공연짜리 전국 라이브 하우스 투어 [처음 뵙겠습니다, 키시 요스케라고 합니다.]를 통해 발품을 팔면서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문자 그대로 소처럼 일했고, 이윽고 큐레인저가 끝나고 약 10개월이 지난 후인 2018년 12월 5일 첫 번째 미니 앨범 <달리고 싶은 게 아냐>走りたいわけじゃない로 메이저 데뷔를 이루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참고로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나를 향한 도전장僕への挑戦状이 정말.. 정말 갓곡이니 꼭 듣기를 추천합니다. 타이틀곡이란 소리는 뮤비가 있단 소리겠지요?

기념비적인 첫 번째 메이저 데뷔곡 '나를 향한 도전장'

 

 

메이저 데뷔 3개월 전 트윗. (이땐 팬들은 몰랐다) 이때쯤엔 매일매일 새벽트윗을 올리면서 작업 중이라는 걸 열심히 어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 메이저 앨범을 작업하는 것이었으리라.. 그러던 중 어느 날 새벽 4시 반에 올라왔던 '나, 무조건 팔려 주겠어' 이 트윗은 정말이지 너무나 큰 인상으로 내게 남았다. 데뷔 약 6년차에 처음으로 다가온, 팔리는 가수가 되기 위한 기회였을 테니까.

위의 키요키바 슌스케의 <지금.>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키시 요스케는 이 곡에 대한 답가 <내일>明日이라는 곡을 만들어 위에서 언급했던 완전 가내수공업 앨범 <YOU>에 실어 두었다. 그리고 HERO VISION에서 ROOT NOTE라는 연재를 하고 있을 때, 이 연재의 콘셉트가 '키시 요스케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간다'인데, 위의 이야기를 하면서 "내 목숨을 구해 주신 거나 마찬가지다, 꼭 만나고 싶다"고 히로비 담당자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무려 그 담당자가 키요키바에게 연락을 해 준 것. 키요키바는 흔쾌히 키시를 콘서트에 초대했고, 그날 키시는 키요키바의 대기실에서 위의 이야기와 <내일>에 대해서 전부 이야기하며 '이 이야기를 은인에게 해 버렸으니 나는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굳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가 메이저 데뷔였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감개무량함.

 

 

 

특촬 팬이라면 2017년작 우주전대 큐레인저에서 1년간 봐 온 시점부터의 그를 매우 친숙히 여기고 있을 것이나, 내 경우에는 키시 요스케라는 인물의 존재를 처음 안 것이 2016년 그의 미니앨범 <여름, 너. / 웃어줘>夏、キミ。/笑って로부터였다. 대체 어쩌다 인디 가수였던 그의 앨범을 알게 되고 곡을 듣게 되었는지 자세한 경위는 기억나지 않으나.. 아마 동아리에서였던 것 같은데.. 여튼 그 앨범을 들으면서 좋네, 일본엔 이런 인디 가수가 있네 하고 생각했었다. <여름, 너.>가 정말 좋은 곡입니다... 한창 큐렌 방송할 때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이 뮤비를 맨날 트윗하며 많이 들어달라고 선전하던 키시가 기억난다. 난 큐레인저의 캐스팅을 보면서도 키시 요스케가 그 여름너의 가수인 줄을 몰랐는데, 이 트윗을 보면서 ?????????????????????????????????하고 깨달았던 기억이 있다..

이 밑으로는 조금 민감한 이야기이긴 한데

...더보기

왜 이렇게 키시를 보면서 자꾸 종현이 겹쳐 보이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을 좋아할 때 내 안에서 늘 아 소나무같은 취향이군 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자신의 일에 책임감과 열정을 갖고, 때로는 모든 걸 다 불태우고 채찍질을 하면서라도 자신의 이상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에는 정말이지 난 견디질 못하는 것이다. 그런 점이 너무 좋아서, 사실 데뷔 초기의 종현보다도 나이를 먹고 무언가 하나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완전히 마주하고 정말이지 한결같이 우직하게 걸어가던, 20대 중반의 종현이 정말 좋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이 너무너무 좋았었는데 정말.

종현이 아이돌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중학교 때부터 꿈대로 작곡가의 루트를 탔다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조차 드는 것이다.

키시를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점, 자신의 뚜렷한 무언가가 있고 그걸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쉬워하지 않고 그저 한결같고 우직하게 달려나가는 모습이 내 안에서 너무 크게 박혀 버린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키시 요스케는 9월 25일에 2번째 미니 앨범 <THE ONEMEN'S>를 발매하였고요.. 선행공개곡인 <미안해>ごめんね는 뮤비가 무려 현재 시점 조회수 320만 회 정도를 찍으며 흥하고 있으니 꼭 한 번 들어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요시자와 료가 주연이다. 보자.
13분 45초부터 <규동의 노래>牛丼の歌 뮤직비디오. 특촬 배우 5명이 함께 만든 뮤비. 너의 특촬 오시 중 하나가 여기 있을지 모릅니다

키시 요스케의 꿈은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 배우가 되는 것'과, '일본 제일의 야키니쿠집을 경영하는 것' 이렇게 둘인데, 이 두 꿈을 이루기 위해 키시가 힘껏 공부하고 노력하는 라디오 방송 '키시 요스케의 스타트 업', 키시 사상 최초의 칸무리 방송이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을 합니다.. 분카방송에서.. 문화방송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9시.. 현역 싱어송라이터가 진행하는 경제 방송입니다.. 어떻게 좀..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 말 하고 싶어서 포스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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