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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난 걸까
지금은 벌써 지하철의
새로운 역이 생겨서

그 즈음엔 밤 9시가 되면
소리를 내며 공사를 하고 있었지
그것이 언제나 약속의 암호인 듯이
둘은 숨가쁘게 달렸었잖아

하얗게 빛나는 담설조차
녹지 않을 정도로 추운
그런 밤에 만났지

오그라든 이 손을 쥐고
춥냐며 웃던 너는
지금은 이미 여기에 없어
아름답게 피고는 사라져 버리는 반딧불

새벽의 서쪽 하늘
무언가에 삼켜져서
별들은 모습을 감추고
눈부신 힘이 태어나

전에는 아침이 되면 곧바로
불안이 찾아왔었어
지금은 슬프지만 그게 없는 만큼
조금은 정말 안심하고 있지만

하얗고 차가운 뺨에
마지막 꽃을 장식할 때
저 멀리 너를 보고 있었지

어째서, 모두가 울음을 터뜨리며
지금 이별을 고하는 이 순간
홀로 오도카니 있었어
마치 바다에 피는 아주 조그만 꽃불처럼

하얗게 빛나는 담설조차
녹지 않을 정도로 추운
그런 밤에 만났지

오그라든 이 손을 쥐고
춥냐며 웃던 너는
지금은 이미 여기에 없어
아름답게 피고는 사라져 버리는 반딧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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