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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조그만 창으로부터
빛이 쏟아져 들어오면
눈부신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네 앞머리가 흔들렸어

꾸밈없는 말들을
배낭에 채워 담아 왔으니까
아무것도 없는 맨발의 초원에서
여름 하늘에 키스를 하자


너는 언젠가의 소년
뺨을 적시며 여행을 떠나자며 신발을 닦았지
다시 한 번 날 생각이라면
푸른 하늘까지 데리고 가 줄게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찾아서
뭉게구름에 닿을 것 같아
망설임 같은 건 불어 날리고
너른 하늘에 띄우자

마음을 열고
팔을 뻗고
꿈을 앞지르는 어린아이 같아

빛을 향해서 아름답게 핀
해바라기 같은 이야기

꼭 쥔 표를
잘 숨겨 왔으니까
조금 돌아왔지만
이것만은 실수가 아니야


네 미소와 눈물로
주머니가 넘치고 있으니까
새하얀 세계의 구석에서
어느 틈엔가 키스를 하자

너는 언제나 웃고
농담을 하고 부서지는 햇살 속 고양이처럼
진실을 주니까
그 대신 내 모든 것을 줄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알고서
후회 같은 건 내팽개칠까
부끄러워할 것 없는 마음을 잇고
너른 하늘에 늘어놓자

바람을 붙잡고
꿈을 새기고
어른 따위는 되지 말라고

해바라기도 비를 견디고
태양만을 바라보잖아


약속이야
아무 데도 가지 않을게
둘이서 가는 거야
태양 같은 건 없대도
이 꽃에 맹세할


그 누구도 아닌 너를 찾아서
뭉게구름에 닿을 것 같아
망설임 같은 건 불어 날리고
너른 하늘에 띄우자

비 오는 날이라도
흐린 날이라도
너를 찾아낼 것을 선택했어

빛을 향해서 아름답게 핀
너만을 지금 바라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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